끼리끼리 논다는 말이 있다
이것은 약간 불편한 어조로
비슷비슷한 사람끼리 어울릴 수밖에 없다고
뭔가 얕잡아보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데
어느 날 집에서 밥을 먹다 보니
젓가락도 끼리끼리
둥글게 놓인 상 위의 반찬도 끼리끼리
두 아이와 엄마의 웃음도 끼리끼리
오둑오둑 야물야물 먹는 모습도
끼리끼리 잘도 어우러지는데
뭐
얼마나 산다고
지들 끼리끼리 잘 노는 판에 끼어
불편히 어울리는
연습까지 하며 살아야 할까
둘째의 조그맣고 초승달 같은 입은
첫째의 한가로이 노니는 기러기 같은 눈썹은
가족과 함께 있을 때
더욱 밝게 피어오른다
얼굴 포개놓은 듯한,
끼리끼리 잘 어울리는
우리집 표정들,
우리는 끼리끼리
정말 잘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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