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교육은 대학 입학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동네 학원을 다니거나 학습지 선생님의 교육을 받습니다. 중학교에 들어서서도 방과 후 학원에 가서 공부합니다. 부족한 과목은 과외도 받는데요. 사교육에 쏟는 비용이 절대 만만치 않습니다. 두 아이가 있다고 하면, 못해도 70-80만원 정도의 비용을 매월 지출하고 있을 테니까요.
학부모는 일단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을 지상 최고의 목적으로 생각합니다. 명문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성공이 보장된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높아진다고 믿기도 합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한국의 입시교육은 정말 최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캐나다의 교육과정을 보면, 1학년부터 8학년까지가 우리나라의 초등학교, 중학교에 해당됩니다. 9학년부터 12학년까지를 고등학교로 보면 될 것인데요. 세계 18위, 30위, 49위에 랭크돼 있는(US NEWS가 발표한 2020 대학순위) 토론토대학, UBC, 맥길 대학도 12학년 6개 과목 평균 성적 만으로 대학에 입학합니다. 유학생의 경우, 100% 영어로 수업받는 학교에서 4년 이상 공부했다면 영어 성적이 제외되는데, 캐나다 학생들의 경우 영어를 잘 하니 영어 성적 기준이 별도로 없습니다. 즉, 내신 공부 열심히 해서 영어, 수학 1,2, 과학(물리, 화학, 생물), 제2외국어 등 6개 과목 평균이 90점을 넘는다고 하면, 세계적 명문대학에 입학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입학이 성공을 절대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토론토 대학의 경우 1학년 첫 수업 강의실에는 약 600명 이상의 학생들이 운집해 있습니다. 교수는 강의를 시작하기 전 농담 반 진담 반 이런 말을 합니다. "옆에 있는 학생들 잘 봐두세요. 여기 있는 1/3은 4학년 때 학교에서 볼 가능성이 없습니다."
입학은 쉬워도 졸업은 정말 어려운 것이 캐나다 명문대학의 특징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대학교 4학년 동안, 고3 기간이 4년 이어진다고 생각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토론토 대학 강의 시간 2시간 동안 교수는 200페이지 분량의 책을 2시간 이내로 속사포처럼 강의하고 끝냅니다. 물론 그룹별로 조교들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겠으나, 어지간한 영어 성적으로는, 어지간한 두뇌로는 이 강의를 따라가지 못합니다. 녹음하는 친구들, 노트에 어마무지하게 필기하는 친구들이 있지만, 학교 친구들과의 관계를 잘해 두지 못하면 서로 상부상조해 이 난국을 헤쳐가기란 불가능합니다.
공부 잘 할 것 같은 친구들 옆에 슬쩍 가서, 너의 노트가 궁금하다. 강의를 제대로 못들었는데 너의 노트에 내가 공부를 더해서 필요한 부분을 보충해 줄 테니 잠시 빌려줄 수 있겠니? 하며 친구들이 이해한 것, 받아적은 것들을 토대로 공부를 합해나가지 않으면 따라가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대학생은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중학생부터 6년간 열심히 공부한 것을 보상이라도 받고 싶은양 대학교 1학년 때 주구장창 휴식을 즐깁니다. 캐나다 대학생은 사실 12학년부터 공부와 전쟁이라도 할량 정말 열심히 공부합니다. 꼭 명문대가 아니더라도 컬리지 학생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매일 매일 과제가 있고, 조별로 발표해야 할 일이 있고, 과제하느라 꿈쩍도 못합니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 공부하지 않으면 졸업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캐나다에서 한국의 교육을 다시 생각합니다. 서울대학교 세계 대학 순위가 128위입니다. 북미, 영어권 나라들의 평가가 박하다고만 할 수 없는데, 중국, 싱가포르, 일본의 대학은 세계대학 상위권에 랭크돼 있습니다. 경쟁력 있는 교육이라는 것을 딱 몇 줄로 정의할 수는 없으나, 대학 입시에 방점이 찍힌 이런 교육 커리큘럼은 한 번 재고해 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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