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인가
여섯 살 때인가, 일곱 살 때인가
잠에서 깨어 일어나 보니, 엄마 아빠가 안 계셨다
엄마 품을 더듬어, 더듬어 보려 했는데
빈 손뿐
나는 엉엉 울어버렸다
그 울음소리에 아직 두세살도 안 되었던 여동생은
삐쭉삐쭉 하더니, 나보다 더 크게 울어버렸다
잠이 덜깬 나는 동생을 한참이나 다독이다가
뒷문으로, 동생을 등에 업고
울면서 엄마를 찾아다녔다
어둔 밤, 아직은 몸이 작았던 나는
나보다 더 작은 동생을 업고 나서기엔
서툴렀다
나는 넘어졌고, 동생은 그새 더 놀라
더 서럽게 크게 울었다
동생을 다독이며 엄마 엄마 엄마 하며
나는 연탄공장 안에서 한참을 헤메었다
그 뒤로 아무런 기억이 나진 않는다
집으로 다시 돌아왔을 것이다
어린 동생을 아마도 잠재우기 위해
내가 울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아마 울음을 삼키고
자장자장 했을 것이다
그러나 단절된 내 기억만큼이나
엄마의, 아빠의 기억도 아마
희미한 불빛처럼 사그라들었을지 모르는 일이다
부재란 참 힘든 일이다
40년도 더 넘은,
너무 오래된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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