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튜브를 보면 쯔양부터 야식이, 엠브로 등 많은 먹방 유튜버들이 활약하고 있는 것을 봅니다. 하지만 조금 아쉬운 것은 음식은 많이 먹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먹는 느낌이 좋아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도 이분들의 유튜브를 구독하고 있고, 너무나 좋아하는 팬이지만 제가 스무살 때 만났던 식신 형님을 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느껴집니다.
우리 식신 형님은 먹는 것에 있어서는 아주 단순합니다. 하지만 쯔야로(쯔양, 야식이, 엠브로 줄임말)는 너무 복잡합니다. 간장게장은 양념이지, 부대찌개는 햄이 중요하다는 등, 오늘은 50년 전통 창동 중국집을 찾아간다느니, 떡볶이에 뭘 넣어먹어야 맛있다든지, 자꾸 맛있다고 먹으면서도 입에 침도 안 바르고 음식을 칭찬하시는데, 우리 식신 형님은 음식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소고기 무러 가자!
네? 소고기요?
맛난 떡볶이를 먹어도 '소고이(소고기) 괘안나?' 맛난 짜장면을 먹어도 '앗따 소고이 쥑이던데' 감히 제가 생각하는 바로는 맛있으면 소고이, 별로 맛 없으면 그냥 음식으로 구별하시는 듯합니다.
식신 형님께서 먹는 양은 정말 여러분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초코파이를 드시더라도 박스채 드십니다. 12개 들어 있는 박스가 아니라, 코스트코에서 파는 5개 박스 초코파이를 드시는데, 물 한 모금 축이지 않으십니다.
식신 형님 부모님은 경기도 안성에서 포도농장을 하고 계시는데, 어느 날 저보고 소고이 무러 가자 해서 따라갔더니, 형님 부모님이 식신 형님에게 말씀하시기를 '아야, 저쪽 줄이 괘안타'하시는 것입니다. 포도 농장은 아무리 못해도 3천 평은 되어 보이는 정말 큰 농장이었는데, 잠시 돌아보니 식신 형님이 슬슬 걸어가면서 포도를 통째로 드시고 계시는 것이었습니다. 우리처럼 한 알 한 알 입안에 쏙쏙 넣는 것이 아니라 줄기를 뜯어 그 큰 입에 넣고 우적우적 드시는데, 포도 껍질이나 씨나 줄기 모두 그저 뱃속으로 다 집어넣으시는 모습을 보고 저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하수들이나 씹어서 먹지 진정한 식신은 모조리 삼키는 거야'
식신 형님이 하신 말씀 중에 기억나는 또 하나는 아무리 드셔도 거의 화장실을 안 간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배도 잘 아프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딱 한 번 화장실 가는 것을 보았는데, 어느 날 식신 형님 간식을 좀 챙겨드리려고 라면 신라면 컵라면 6개짜리 5개를 가지고 형님이 계시는 집을 방문했습니다.
때마침 식신 형님은 쯔양이 라면 18봉지 먹는 영상을 보고 계셨는데, 크게 분노하고 계셨습니다. '주의! 절대 따라하지 마세요'라고 써 있는 경고 글을 보시며, '저게 뭔소리고' 탁자를 쿵! 치셨는데, 동시에 저를 보시더니, 라면 18개 먹는 것으로 영상 찍고 있으니, 정말 안타깝다고, 깊은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잠시 말씀이 없으시더니, '내가 나설 때인가' 하며 혀를 끌끌 차셨습니다. 동시에 제가 가져온 30개 정도의 컵라면을 보시더니, 귀찮게 라면을 왜 컵에 담아서 저 지랄인지 모르겠다시며, 누구 입에 부치라고 이런 걸 사왔냐며, 라면을 하나하나 뽀개 솥에 담구고 다 끌여드신 후, 햇반 30개를 말아드셨습니다.
그때 잠시 화장실 다녀가신 것으로 기억하는데, 몇 초만에 나오셔서 하시는 말씀이 3주 만에 새똥 한 번 쌌다고 굉장히 찜찜해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형님 말씀에 의하면, 진정한 식신은 아주 많이 먹고 적게 싸야 한다고 합니다. 빨리 소화시킨 후 화장실에 가는 사람은 하수라며, 위와 장이 아직 먹는 것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똥을 싸지르는 것이라며, 모든 장기가 음식을 대부분 다 흡수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소화제가 이 세상에 왜 필요한지 아직도 이해를 못하시는 분입니다.
또한 식신 형님은 진정한 식신은 냉면 먹을 때도 땀을 흘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땀을 흘리지 않고 먹는 음식은 오장육부가 전혀 반응하지 않는 것이라며, 이 땀은 더워서 나는 땀이 아니라 몸속 기관과 수억 만개의 세포가 기쁘게 음식에 반응하는 현상인데, 쯔야로는 땀 한 방울 안 흘린다고 저건 가짜라고 나무라신 적이 있습니다.
식신 형님은 어떤 음식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음식 남기면 지옥간다는 말을 종교처럼 믿고 계신 분이었습니다. 한 번은 중국집에서 짜장면 60그릇을 비운 후, 짬뽕 열 두그릇 째 드시던 중 갑자기 손을 깨물어 으악하셨습니다. 무슨 일인지 놀라 상황을 살펴보니, '들고 있던 젓가락도 씹어드신 것'입니다. 음식에 대한 최고의 몰입감은 둘째치고, 젓가락까지 드시는 것을 보고, 저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식빵이나 회 같은 공기가 많이 들어가 있거나 데코레이션이 많은 음식들을 저주하는 형님, 위가 묽어진다며 결코 목에 물한모금도 안 축이시는 형님을 보면 존경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잠자는 시간이 아까운 것은 그만큼 먹는 양이 줄어들기 때문이라는 형님, 식당에서 일하다가 300번 넘게 쫓겨나도 다시 먹는 것이 많은 곳으로 철새처럼 이동하시는 형님을 보면 조금 안쓰럽기도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요즘은 영동 지역의 아주 큰 닭 사육장에서 일하고 계신데, 닭이 너무 많아서 하루에 10마리 정도는 몰래 삶아먹는다고 합니다.
오늘 간만에 형님을 뵈러 갑니다.
냉동트럭에 만두 60포와 삽겹살 120인분, 라면 10박스를 싣고 가는데, 내일 저녁까지는 다 드시겠지요. 쯔양, 야식이, 엠브로 형님은 분발하셔야 합니다. 그분이 세상에 등장하는 날, 여러분의 구독자는 모두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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