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우리는 끼리끼리 논다
끼리끼리 논다는 말이 있다 이것은 약간 불편한 어조로 비슷비슷한 사람끼리 어울릴 수밖에 없다고 뭔가 얕잡아보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데 어느 날 집에서 밥을 먹다 보니 젓가락도 끼리끼리 둥글게 놓인 상 위의 반찬도 끼리끼리 두 아이와 엄마의 웃음도 끼리끼리 오둑오둑 야물야물 먹는 모습도 끼리끼리 잘도 어우러지는데 뭐 얼마나 산다고 지들 끼리끼리 잘 노는 판에 끼어 불편히 어울리는 연습까지 하며 살아야 할까 둘째의 조그맣고 초승달 같은 입은 첫째의 한가로이 노니는 기러기 같은 눈썹은 가족과 함께 있을 때 더욱 밝게 피어오른다 얼굴 포개놓은 듯한, 끼리끼리 잘 어울리는 우리집 표정들, 우리는 끼리끼리 정말 잘 논다
오늘의 생각
2020. 8. 15. 15:33